글: 석산(石山)
3월 17일, 우리는 이 프로그램에서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를 소개한 바 있다. 그 글에서는 소위 내부소식통의 말을 인용해서, 일부 중공원로들이 시진핑의 연임을 반대했다는 것인데, 특별히 중국의 전 총리 주룽지(朱鎔基)의 이름이 언급되었다. 현재 이 소식에 진전된 내용들이 나오고 있다.
트위터와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보면, 주룽지가 중공중앙에 9개조의 건의를 냈다는 것이며, 이는 당중앙에 보낸 서신이라고 한다. 낙관일자는 3월 10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날짜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와 부합한다. 이 "9개조"가 사실인지 아닌지에 대하여 지금 증거도 없고,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도 없다. 다만 어떤 각도에서 보자면 진위를 가릴 필요도 없는 것같다.
우리는 먼저 이 "9개조"의 대체적인 내용부터 살펴 보자. 원문 그대로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주룽지가 3월 10일 중공중앙에 서신을 보내, 9개조의 의견을 제출했다. 내용은 대체적으로 이러하다:
1. 현재의 방역정책에 반대한다. 동태청령(動態淸零), 봉성봉문(封城封門)은 극단주의이다. 과학적방역, 이성적방역을 해야 하며, 국계민생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된다.
2. 국진민퇴(國進民退)에 반대한다. 계획경제로 되돌아가는 것에 반대한다. 민영기업과 민영기업가를 잘 대해줄 것을 요구한다.
3. 경제업무는 아마추어가 전문가를 지도해서는 안된다. 국무원지도층이 경제를 장악하도록 권한을 이양해주어야 한다.
4. 민간의 고통을 돌보지 않고, 기형적으로 유온(維穩, 안정유지)하는 것은 안된다. '쇠사슬녀'같은 사회문제는 공정하고 공개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5. 전랑외교에 반대한다. 대러일변도에 반대한다. 러시아의 침략행위는 견결히 반대한다. 기회를 잡아 서방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하고, 등소평과 전기침 외교부장이 한 말을 기억해야 한다. "러시아는 영원히 중국의 전략적 위협이다. 러시아인은 믿을 수 없고, 사귈 수 없다. 늑대를 방비하는 것처럼 그들을 방비해야 한다." 우리는 러시아와의 1,000억짜리 거래를 위해 서방의 17,000억의 거래를 잃어서는 안된다. 러시아가 이웃국가를 침략하는 선례를 남기게 해서도 안된다. 소련이 체코와 아프간을 침공했을 때 우리는 반대했다. 신장에도 수만의 러시아인이 있다. 러시아가 동족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중국에 간섭하는 것을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러시아와의 협의는 공개적으로 토론해야 하고, '할아버지 땅은 팔아도 마음이 아프지 않다'거나 푸틴과의 개인적인 우의를 국가이익과 맞바꾸어서도 안된다.
6. '이덕치국(以德治國)'해야 하고, '결덕치국(缺德治國)'해서는 안된다. '정파치국(正派治國)'해야 하고, '방파치국(幇派治國)'해서는 안된다.
7. 개인숭배에 반대한다. 집단지도체제를 견재해야 하고, 무제한연임에 반대한다.
8. 20대 준비업무는 현임지도층과 은퇴지도층이 공동으로 주재할 것을 건의하고, 후진타오, 쩡칭홍, 왕양 3명이 20대를 준비할 것을 건의한다.
9. 진실을 감히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제창한다. 서신에는 나 주룽지는 장부를 들쑤시는 것도 겁나지 않고, 가두는 것도 겁나지 않으며, 자손에게 해가 끼치는 것도 겁나지 않는다. 할 말이 있으면 하는 것이고, 당의 이익을 유지보호해야 하고, 개혁개방을 유지보호해야 한다. 이게 나의 두 가지 '유지보호'이다.
이러한 서신은 먼저 헛점이 있지는 않다. 왜냐하면 '9개조 의견'의 내용은 모두 당내 자유파의 주장이기 때문이다. 유지보호하는 것은 당과 소위 중앙이고, 유지보호하는 것은 문혁이 끝난 후의 등소평노선이다. 예를 들어, 20대 준비업무를 현임과 은퇴지도층이 공동으로 주재할 것을 건의하면서, 후진타오, 쩡칭홍, 왕양의 3명에게 맡기자고 했는데, 이는 문혁이 끝난 후, 중공40년의 방식이다. 원래의 관례이고, 이상할 것도 없다. 예를 들어, 집단지도체제의 주장도 문혁이후의 관례이다. 이상할 것도 없다. 그리고 '이덕치국'은 장쩌민시대 후기의 주장이다. 또한 주룽지가 재직하던 시기의 주장이다. 그리고 경제업무의 두 가지는 중점이 민영기업을 잘 대해주는 것이고, 계획경제로의 회귀를 반대하는 것이며, 경제업무지도권한을 국무원에 돌려주라는 것이다. 최고지도자가 혼자서 장악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것은 주룽지의 각도이고, 그의 견해에 부합한다.
러시아를 방비하라는 것은 더더욱 주룽지 세대의 사람들에게 뼛속까지 새겨져있는 인상이다. 러시아에 대하여 태생적인 친밀함을 가지고 있는 것은 통상적으로 중공의 홍얼다이, 50년대에 이미 어린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다. 그때 소련의 물건이 중국대륙에 모두 펴져있었고, 소년시절에는 받아들이는 것이 쉽다. 그러나 보통의 일반인들은 러시아에 대하여 그다지 호감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이 '9개조'는 주룽지가 썼다고 하더라도 명백한 헛점이 보이지는 않는다.
주룽지는 천윈(陳雲)의 추천으로 중앙정부에 왔다. 1950년대 주룽지는 중앙정부로 왔고, 국가경제계획위원회에서 일한다. 전형적인 공산당독재국가의 기구이고, 권력이 아주 컸다. 문혁초기, 이 부서는 천윈이 책임졌다. 주룽지는 당시에 두각을 나타내고, 천윈에게 인정을 받는다. 1957년 주룽지는 우파로 몰려 지방에 내려가 농촌에서 노동을 한다. 다만 실제로 2년후, 천윈이 그를 부른다. 그러나 베이징으로 불러들이지는 못하고, 베이징주변의 석유부 관도국에서 일하게 한다. 20년후 개혁개방이 시작된다. 주룽지는 천윈에 의해 다시 경제계획위원회로 돌아오고, 그후 그는 중앙정치무대의 중앙으로 오르게 된다.
천윈은 논쟁이 있는 인물이다. 다만 그에게는 특징이 있다. 서로 다른 의견을 잘 들어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윗사람이 듣기좋아하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천윈의 명언은 이러하다: "불유상(不唯上), 유실(唯實)"(윗사람이 아니라 실질적인 일을 하라). 그 뜻은 실사구시이다. 일이 있으면 말하고, 생각한게 있으면 말로 하라는 것이다. 윗사람의 눈치를 살펴 윗사람이 듣고싶어하는 말을 할 것이 아니라.
주룽지는 당시 우파로 몰렸고, 당연히 말을 솔직하게 해서이다. 이는 천윈이 그를 보호해준 원인이다.
다만, 헛점은 없지만, 그렇다고 정말 주룽지가 썼다는 것은 아니다.
금년 가을은 중공20대가 열리고, 중공에 아주 중요한 사건이자 최대의 사건은 바로 시진핑의 연임여부이다. 이 연임은 중공의 과거 40년의 관례를 깨트리는 것이다. 우리가 보는 것은 중공의 서로 다른 파벌들의 목소리이다. 모두 해외의 인터넷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얼마전의 <시진핑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는 글이 있었다. 심지어 <보시라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이 두 편의 내용은 대체로 홍얼다이 관얼다이가 쓴 것이다. 서명이 없기 때문에 사실여부를 따질 필요는 없다. 내가 알기로 적지 않은 홍얼다이들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주룽지의 '9개조'건의는 서명이 사실인지여부를 제외하면, 내용에는 무슨 사실여부를 따질 필요가 없다. 다만 이 글이 대표하는 것은 기술관료이다. 특히 고급행정기술관료들의 보편적인 견해이다.
우리는 결론을 내려보자. 두 편의 '객관평가' 글과 1편의 '9개조' 글. 아마도 모두 중공 내부인사들이 쓴 것일 것이다. 모두 중공중앙을 겨냥한 것이다. 특히 시진핑을 겨냥하고 있다. 다만 그들의 출발점은 약간 다르다. 두 편의 '객관평가'의각도는 인사의 문제로 한 사람을 치켜세우고 한 사람을 끌어내렸다. 다만 목적은 현재의 정책을 반대하고, 시진핑을 부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9개조'는 현재의 정책을 반대하지만, 경제와 사회정책, 외교정책에서 기본체제의 변화까지 모조리 반대한다. 그러나 9개조에서는 인사를 직접 부정하지는 않았다.
중공 파벌의 계보 중에서 두 종류의 글은 모두 중간편우(偏右)에 속한다. 전자(객관평가)는 더욱 실용주의이고, 후자는 등소평노선을 계승하여 문혁으로 돌아가는 것을 비판한다. 다만 글에서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좌파는? 중공의 좌파는 의견이 없는가?
아니다. 좌파도 의견이 있다. 다만 좌파의 의견은 대체로 당금 중공관방매체에 이미 충분히 드러나 있다.
현재 중공체제와 관방여론에서는 자주 '자본'이라는 두 글자에 대하여 비판, 비평하는 글이 나온다. 예를 들어 '자본'의 야만적인 성장은 안된다라든지, '자본'이 매체여론에 간여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든지 어쨌든 '자본'이라는 두 글자는 폄하하고 부정적인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제한하고 억눌러야 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 '자본'은 구체적인 지향을 지니고 있고 또한 추상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하이테크와 자본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부를 축적한 기구를 가리킨다. 예를 들어, 마윈의 알리바바계와 마화텅의 텐센트계등이다. 그들은 하이테크회사일 뿐아니라, 민간투자를 끌어들이는 거대한 기업이다. 그리고 추상적인 의미도 있다. 당연히 '자본주의'이다. 중공은 헌법에서부터 자본주의에 반대한다고 규정했다. 단지 헌법조문에 숨겨두었고, 직접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예를 들어 '4개견지'는 등소평이 자신의 권력을 수호하던 무기였고, 시진핑시대의 중공은 이데올로기공격의 무기이다.
중공의 좌파는 계속하여 중공의 핵심을 장악했고, 한번도 사라진 적이 없다. 그들은 주로 조직, 선전, 이론, 교육, 문화와 예술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전소련과 똑같다. 최근 3,5년간 이들은 마침내 머리를 드러냈고, 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중국의 관료사회에서는 황하유역의 성들이 특히 좌파를 많이 배출했다. 현재 봄바람이 불자 다시 스멀스멀기어나오고 있다. 우파에 대한 반격이 이미 시작되었다.
여론과 이데올로기분야에서 가장 먼저 포격을 시작했고, 그후 민간사회, 사영기업으로 갔고, 마지막에는 분명 관료사회까지 올 것이다.
최근에 뉴스가 하나 나왔다. 허베이법원이 현지의 유명한 민영기업인 다우집단(大午集團)에 대한 경매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쑨다우(孫大午)는 허베이의 민영기업가이고, 그가 한 일은 기실 시진핑의 '공동부유'노선에 가장 부합하는 일이다. 기업을 집단소유의 주식제로 했을 뿐아니라, 상업이에 대량의 사회서비스기구도 있다. 예를 들어, 학교, 병원등등. 다만 쑨다우는 자주 정책에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시했고, 관리와 지방정부를 비판했다. 그래서 '불법자금모집'이라는 죄명으로 유기징역18년형을 받았고 엄청난 벌금까지 부과받았다.
벌금은 자산을 경매하여 충당된다. 지난주 법원은 자산을 경매했고, 정부에서 평가한 가치는 6.8억위안이다. 6.8억위안으로 살 수 있는 것은 부동산, 기업, 학교와 병원이다. 그리고 각종 상표도 있다. 심지어 3.4억위안의 현금도 있다. 그래서 이건 경매가 아니라 강탈인 것이다.
이런 일을 나의 한 친구도 당한 적이 있다. 베이징의 4합원이 최종적으로 80만위안에 낙찰되었다. 낙찰받은 사람은 당연히 정법위의 내부인사이다.
다우집단은 왜 이렇게 심하게 탄압받았을까? 2003년 쑨다우는 일찌기 허베이 투쉐이현 공안에 1번 체포된 적이 있다. 허베이성은 이런 말을 했다. 그를 파산시켜버리겠다고. 그러나 경국 그는 유기징역 3년에 4년집행유예, 벌금 10만을 받았을 뿐이다. 원인은 아주 간단했다. 원자바오가 관여했기 때문이다.
중공좌파의 몇몇 적수들 중에 원자바오도 앞자리를 차지한다. 보시라이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그에게 거두어진 좌파는 '송온신(送瘟神)'운동을 벌인 바 있다. 목표는 바로 원자바오이다. 그래서 2021년 쑨다우가 다시 체포되었을 때, 그리고 그후 18년형을 받았을 때, 얻어맞은 것은 중국의 '자본들'외에 당내우파 원자바오도 있는 것이다.
좌파에게는 또 한명의 공개된 적이 있다. 바로 주룽지이다. 좌파는 주룽지가 국유기업개혁으로 대량의 노동자들이 직장을 잃었고, 사회주의에 큰 손실을 끼쳤다고 여긴다. 알아야 할 것은 중화인민공화국의 헌법 제1조는 바로 "중화인민공화국은 노동자계급이 영도하고, 공농연맹을 기초로 인민민주독재를 하는 사회주의국가이다"라는 말이다. 주룽지는 수천만의 영도계급을 실업하게 만들었다. 자연히 그는 '인민민주독재의 사회주의국가'의 적이 될 수밖에 없다.
이 두 명의 좌파사이트에서 공개적으로 비판받는 적들 외에, 등소평은 가장 중요한 적이다. 문혁을 부정학, 모택동을 부정했으며 모택동부인 강청을 잡아들였다. 그러니 불공대천의 원수이다.
시진핑이 취임한 후, 왕후닝의 전략을 써서, 권력을 집중시키고, 자신의 권위를 세웠다.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결국 좌파를 기용한다. 그러나 그는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했고 계속 좌파에 끌려갔다. 마침내 당내우파연합이 그에 반항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시진핑의 부친 시중쉰은 모택동의 극좌에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그 아들은 모택동의 좌파길을 가고 있다. 이는 제도가 악이라는 유력한 증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