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작성한 '국제곡물 4월호'에 따르면 식용 밀의 경우 지난달 수입단가가 t(톤)당 448달러로 전월보다 10.6% 상승했다. 이는 1년 전 가격을 58.3%나 웃도는 것이다. 콩(채유용)은 t당 600달러로 전월보다 1.7% 올랐고, 옥수수는 t당 348달러로 1.1% 하락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콩(채유용)은 18.8%, 옥수수는 31.3% 각각 상승했다.
(서울=연합뉴스) 우리 경제 상황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모양새다.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에 대한 위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4월 경제동향'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대외 여건이 악화하며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KDI가 지난달 경기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평가했던 것보다 더 부정적인 평가라는 해석이다. 대외적 악재가 겹치고 있는 탓으로 보인다.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세와 인플레이션 우려 고조,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등 다양한 변수가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기업 심리는 크게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3월 93에서 4월 83으로 10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무역수지는 적자 양상을 보인다. 국내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부 교체기를 거치고 있는 만큼 더 정교하고 선제적인 대처 방안이 절실해졌다. 대외적 변수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재정 정책과 가용 수단을 치밀하게 강구해 나가야 한다.
국내 물가 동향이 심상치 않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1%를 기록했다. 물가가 4%대 상승률을 보인 건 2011년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대를 기록한 뒤 5개월간 유지돼 오다 지난달에 4%를 넘어섰다. 물가 오름세가 더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장보기가 겁난다는 얘기가 어렵지 않게 나온다. 한 끼 식사에 몇 가지만 골라도 금방 10만 원이 넘으니 엄두가 안 난다는 하소연이 들린다. 특히 올해 2분기 수입 곡물 가격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 있다.
국내 식품 물가 부담은 더 커지게 된 셈이다. 인플레이션 확대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 나갈 대책 마련이 불가피해졌다. 정부에 따르면 아시아개발은행(ADB)은 6일(현지시간) '2022년 아시아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ADB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3.0%로 낮췄다.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9%에서 3.2%로 대폭 올렸다.
일부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지난달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고려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 0%에서 2.7%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비단 우리 경제에만 한정된 일은 아닐 것이다. 대외 여건이 갈수록 녹록지 않아 보인다.
물가 상승세는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소비 시장의 위축을 부를 수 있다는 점 등에서다. 국내외 전문기관의 예상치에 근거하면 우리 경제 성장의 목표치 달성에 경고등이 켜질 수 있는 형국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6일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물가를 포함한 민생안정 대책을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라"고 인수위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생 문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그만큼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과 대외적 악재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인수위는 앞서 현 정부에 지난달 유류세 인하를 요청했고 정부는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하는 등 대책을 발표한 바 있지만 다소 미흡해 보인다.
우리 경제에 대한 전망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건 더욱 걱정스럽다. 중국의 코로나 확산 양상, 일본 엔화 약세 등 요인도 더해지고 있다.
민관을 가릴 것 없이 우리 경제의 운용 방향과 대처 방안에 대한 세심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구체성을 띤 대안으로 맞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