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미국의 강력한 기준금리 인상 정책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발언으로 인해 일주일 사이 세계 증시 시가총액 5조 달러(약 6813조 원)가량이 증발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이 4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달 2일 기준 "세계 시가총액은 지난달 25일보다 4조9000억 달러(6679조 원) 감소한 95조6000억 달러(약 13경303조 원)가 됐다"며 "파월 의장의 8분짜리 연설"이 "(조심스러운 낙관세가 이어지던) 시장 분위기를 바꿨다"고 평가했다.
미국 증시에서는 일주일 사이 3조 달러(4100조 원)가량이 증발해 시가총액이 42조7000억 달러로 감소했다. 유럽 주식 시장에서는 5000억 달러(681조 원)가량이 사라졌다.
앞서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파월 의장은 "다시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인상이 적절하다"며 "성장 둔화, 고용 시장 약화와 더불어 가계와 기업에 '약간의 고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연준이 한 번 정도는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다소 완화한 상태로 가져갈 수 있으리라는 시장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사실상 미 연준이 다시금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한편 미 연준의 초강경 태세에 따라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지만 일본은 정반대 행보를 유지하고 있다.
파월 의장의 '문제 발언'이 나온 잭슨홀 심포지엄 당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우리의 물가상승률은 기적적이게도 2.4%에 불과하고, 그 대부분은 에너지와 식량 같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것"이라며 "우리에게는 통화완화를 계속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