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핫하게 떠올랐던 이슈가 있다. 바로 한국인의 해조류 사랑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김, 미역, 파래, 감태, 다시마, 매생이, 톳, 꼬시래기, 모자반 등 한국인에게는 익숙한 이 식재료들을 유럽에서는 별도의 구분 없이 seaweed(해초)라 통칭한다는 이야기였다. 놀랍게도 사실이었다. 바삭바삭 볕에 잘 말린 고소한 김, 소고기 등과 함께 뭉근하게 끓여내 보드랍고 깊은 맛을 내는 미역, 초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오독오독한 식감의 꼬시래기나 톳까지… 이 총천연색 별미들을 그저 물고기의 먹이따위로나 취급한다는 것에 대한 속상함이 일 정도였다. 현재는 김 스낵 등이 외국 어린이들의 국민 간식이 되었다지만 그때당시엔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점에서 한식의 위대함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삼면이 바다로 이루어져있고 높은 산과 넓은 들이 있어 다양한 식재료들의 생산과 유통이 비교적 원활한 환경은, 다양한 식재료를 용감하게 탐구하는 정신을 가진 민족을 만나 번창했다. 나라가 궁핍했던 시기엔 지나쳤던 식재료들도 다시 보도록 했다. 자연에서 얻어지는 모든 것들을 가장 맛있는 형태로 식탁 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 경험과 노하우가 더해져 이국의 터치가 가미된 새로운 형태의 한식 또한 재미있다. 단연코 지금 가장 세련된 미식. 한식 다이닝 신흥 맛집 다섯 곳을 소개한다.
김치가 가장 맛있게 익는 온도인 6.5도씨를 브랜드 이념으로 삼아, 김치 조리법을 기초로 만든 다양한 요리들을 제공하는 최초의 ‘김치 다이닝’. 단아하면서도 모던한 한옥에서 이색적인 요리들과 함께 와인과 전통주를 곁들일 수 있다. 고추가루가 들어간 김치, 장김치, 된장김치, 바질, 고수, 아스파라거스, 멜론 등 다양한 채소로 만든 별미 김치와 양식 터치가 더해진 타파스 등을 맛볼 수 있다. 동치미로 만든 사워크림을 뿌린 ‘김치튀김’, 다진 재료를 배춧잎으로 감싼 ‘배추쌈’ 등이 인기가 좋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1길 28 ▲영업시간: 평일 17:30-23:00, 주말 15:00-23:00 ▲가격: 김치튀김 1만9000원, 배추쌈 1만9000원, 된장 술밥 2만3000원 ▲후기(식신 471660): 호박국수나 배추쌈은 정말 살면서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라 특이했어요. 기본적으로 간이 있다보니 주류가 꼭 있어야 할 듯하니 참고하셔야 할 듯 합니다. 외국손님 오셨을 때 좋겠다는 생각이~
특별한 메뉴로 가득한 와인 다이닝. 박성호, 남가을 부부가 경험과 노하우로 빚어낸 맛의 한끗차이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산과 들, 강과 바다에서 나는 모든 제철 재료를 사용해 야채, 해산물, 육류의 3가지 섹션의 요리들을 준비한다. 시그니처인 ‘한우 타르타르’는 한식과 양식의 조리법을 믹스한 육회에 은은한 토마토향의 칩을 제공해 세련된 맛으로 완성한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106길 9 ▲영업시간: 월-수 17:00-23:30, 목-토 17:00-23:00, 일 휴무 ▲가격: 한우 타르타르 3만원, 문어,아스파라거스 3만원, 따뜻한 제철 채소 모듬 2만5000원 ▲후기(식신 471674): 산뜻하고 신선한 음식들, 와인과 아주 훌륭하게 조화가 됩니다. 모든 메뉴가 맛있으면서도 개성이 있어서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