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다가왔다. 2024년은 행운(幸運)과 번영(繁榮)을 가져다주는 청룡(靑龍)의 해라고 한다. 당신 인생에도 행운과 번영을 끌어당기기 위해 거창한 계획(計劃)을 세우기보다는 아주 작은 좋은 습관(習慣)부터 만들어보시면 어떨까?
세상 일이 그렇다. 마음 먹기는 참 쉽다. 못할 것도 없다. 그냥 마음으로 결심(決心)하는 것이니 누구 눈치 볼 일도 아니다. 그래서 누구나 계기(契機)만 있으면 매번 마음먹기를 한다. 사실 마음 먹기는 마음 먹은 것을 꼭 이뤄야만 효과(效果)가 있는 건 아니다. 마음 먹은 것 자체로도 때론 삶의 위로가 되고 활력(活力素)소가 되곤 한다. 마치 숫자를 맞춰보기 전 복권(福券)과 같다.
마음먹기와 먹은 마음을 실행(實行)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생각보다 쉽지 않다. 성공(成功) 스토리가 많지 않은 걸 보면 분명 어려운 과제다. 그래서 작심삼일(作心三日), 작심삼일 하는 모양이다.
작심삼일은 애초에 '신중하게 결정한다'라는 긍정적 의미(肯定的意味)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고려조(高麗朝)에서 조선조(朝鮮朝)로 이어지면서 '먹은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한다'는 의미로 굳어졌다.
작심(作心)이란 말은 '맹자' 등문공(騰文公) 하편 호변장(好辯章)에 등장하는데 '심사숙고(深思熟考)해서 어떤 일을 결심해야 한다'는 의미로 쓰였다. 이러던 것이 고려조 '고려공사삼일(高麗公事三日)'과 조선조 '조선공사삼일(朝鮮公事三日)'로 이어지면서 일관성 없는 정책을 꼬집는 대명사(代名詞)로 탈바꿈했다.
'고려공사삼일(高麗公事三日)'은 세종실록 정해조(丁亥條)에 나온다. 세종대왕(世宗大王)이 평안도 절제사(平安道節制使)에게 보낸 글에 "우리나라 사람은 처음에는 근면(勤勉)하게 일을 하나 종말에 태만(怠慢)해진다. 그것이 바로 고질적인 병폐(病弊)이다. 그러므로 고려공사삼일이라는 속담이 생겼다. 이 말이 헛된 말은 아니다"고 기록돼 있다.
'조선공사삼일(朝鮮公事三日)'과 관련해선 조선 중기 유몽인(柳夢寅)의 '어우야담(於于野談)'에 나오는 유성룡(柳成龍)의 일화가 유명하다. "한번은 그가 공문(公文)을 각 고을에 발송하라는 명을 내렸다 실수가 있어 회수시켰다. 그런데 역리가 진작 발송(發送)했어야 할 공문을 그대로 가져왔다. 아예 발송하지도 않은 것이었다. 유성룡이 크게 화를 내자 역리(驛吏)가 대꾸했다. '속담(俗談)에 조선공사삼일이란 말이 있어 어차피 사흘 후 다시 고칠 것을 예상했기에 사흘을 기다리느라 보내지 않았습니다.'"
작심삼일이란 말은 지금도 일관성(一貫性) 없는 정책을 꼬집는 유효한 수단이 되고 있다. 작심삼일이 꼭 부정적(否定的)이기만 할까. 때론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인 결심의 경우 비록 사흘을 넘기지 못할지라도 의미 있는 과정(過程)으로 남기도 한다.
실패(失敗)했다고 해서 새해 계획을 신중하지 못한 '작심(作心)'이라고 비난할 순 없다. 새해 계획은 일관성을 다투는 정책(政策)의 문제가 아니기에 그렇다. 작심삼일이면 어떻나. 새해 계획은 사흘을 못 넘기더라도 세울 수 있으면 세우는 게 낫다.
작심삼일은 과학적으로 증명(證明)된 현상이다. 힘든 일을 시작할 때 세로토닌이 분비(分泌)되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데, 세로토닌 분비는 72시간가량만 지속되므로 72시간이 지나면 세로토닌 작용이 끝나 목표(目標)가 더욱 힘들게 느껴지고 포기하고 싶어지게 된다.
가장 흔한 게, 새해 첫날 하는 금주(禁酒), 금연(禁煙)이 가장 흔한데, 사실 일반적인 사회생활 하면서 술을 멀리하기는 어려운 노릇이고, 금연도 필요성(必要性)이 절박하지 않은 이상은 어렵다. 애초에 새해 첫날이라고 아무 생각 없이 무분별(無分別)하게 그럴싸한 계획을 세우려는 게 잘못이다. 무엇을 하려면 본인이 실천(實踐)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정말로 신중하게 생각하고 계획하는 게 바람직하다.
흔히 사람들은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다. 하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반드시 행동(行動)하는 사람들이다. 2024년을 맞아 긍정(肯定)과 성공의 에너지를 가득 담은 확언(確言) 같은 이 말씀을 새기고, 작은 습관을 실천하는 것으로 작심삼일을 극복(克服)하고 황금빛 인생을 열어가시기를 소망(所望)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