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일러스트
잘못된 처사
세월이 흘러
꿈은 사라지고
반백에 이르러
정열은 식어간다
운명의 작간으로
품은 뜻 못 이루고
서러운 마음 달래며
살아온 지 벌써 60년
금석같이 다진 맹세
오늘도 변함 없건만
멀리 가버린 내 청춘
다시 올 줄 모르네
품은 뜻 크기에
산악 같은 파도도
모질고 긴 세월도
강기슭 찬바람도
내 가슴속에
깊이 뿌리내린
사무치게 그리운 꿈을
빼앗지 못하리라
아, 돌이킬 수 없는
세월의 잘못된 처사여!
봄꽃
따스한 햇볕이
산 밑에 닿으면
숲속에 빠끔 드러나는
꽃들의 모습 장관이다
봄은
극진한 사랑으로
자연을 그림처럼
화사하게 점철한다
첫사랑
나이 어리고
환상이 많고
경험이 적고
실제적 아니어서
첫사랑은
금강석 같지만
성공되는 경우가
극히 적다
필요한 정신적준비와
필요한 물질적기초가
결핍되기 때문에
유치하고 단순하고
무지하고 기분놀음에 빠지고
시대적 역사적 특징조건과
모순되기 때문에 성공하기 어렵다
하지만
사랑의 결과는
꼭 생활 결합으로
되는 것만이 아니다
그것은
마음 결합일 수도
정신 일치일 수도
감정 승화일 수도 있다
한사람에게 있어서
사랑은 단 한번밖에 없으며
단 한번밖에 있을 수 없으며
단 한번만 있는 것이다
웃는 얼굴
당신의
내 영혼 속
깊이 박혀
오래전에
흘러가버린
그 시절에
추억 불러온다
이별이
서러워
울어보아도
소용없지만
추운 겨울
지낸 사람만
봄날 온기를
잘 느낀다
사랑은
귀중한 바
금강석처럼
값진 사람아
악암(岳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