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주운(周雲) 자신이 글을 쓰면서, 다른 사람의 이름을 쓴다? 이런 일은 계속 있어왔다. 그리고 고대에는 현대보다 더욱 자주 나타났다. 아주 보편적인 현상이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장지동(張之洞)은 그래서 이런 말도 했다: "진위를 한번 나누기 시작하면, 고서의 절반은 버려야 한다." 고대에 이런 현상이 성행한 원인은 아주 복잡하다. 첫째, 문자는 쉽게 화를 불러올 수 있었다. 잘못하면 황제에게 죄를 짓고, 머리가 떨어져 나가거나, 집안이 멸문의 화를 입었다. 비록 이렇게 큰 리스크가 있었지만, 글쟁이들은 천성적으로 글쓰기를 좋아한다. 글을 쓰지 않으면 참지를 못한다. 그래서 이해득실을 고려한 후,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려쓰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문인의 표현욕구도 만족시키면서, 리스크도 회피할 수 있었다. 현대의 예를 들자면, 문혁때 어떤 사람이 시정을 조소하고 싶으나, 자신의 진실한 신분은 드러내고 싶지 않아서, 스스로 '총리유언'이라는 것을 조작해낸다. 일시에 민간에 널리 전파된다. 그러나, 나중에 이 사건은 공안기관에서 반혁명사건으로 취급하여 처벌한다. 작자는 결국 재난을 피하지 못했다. 그리고 <금병매>와 같은 책은 정통도덕에 위배되므로, 작가가 감시 자신의 이름을 적지 못했다. 그리하여 <금병매>의 작가가 누구인지는 지금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고대인들이 차명을 쓴 또 하나의 원인은 바로 자신의 작품이 후세에도 전해지기를 원해서이다. 자신의 명성은 크지 않기 때문에, 작품이 널리 퍼지지 못할까 우려하여, 명인의 이름을 빌려서 쓰는 것이다. 이런 위서가 가장 많다. 그중 우리가 잘 아는 명저도 있다. <관자(管子)>, <주례(周禮)>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차명으로 쓴 책을 세상에 내놓는 것은 동기에서 보자면 단순하다고 할 수 있다. 최소한 동정할 만하다. 그러나 고대도 현대와 마찬가지로, 학술계, 문학계, 출판계는 깨끗한 분야가 아니었다. 대량의 타인명의를 차용한 서적이 세상에 나타나는 것은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한나라때, 정부는 유가를 존중한다. 그리하여 어떤 사람은 온갖 방법을 써서 자신을 유학의 명가로 치장한다. 그리고 명예를 얻고자 한다. 나아가 관직을 얻고 작위를 얻는다. 유생중 맹희(孟喜)라는 자가 있었는데, 그는 잔머리를 굴렸다. 그의 사부인 전왕손(田王孫)은 역학(易學)의 대가였다. 전왕손이 사망한 후, 맹희는 사방으로 돌아다니면서 전왕손이 자신의 품 속에서 죽었고, 죽기 전에 그에게 독문역학비급을 전수해주었다고 떠벌였다. 맹희는 이 비급을 들고 사방을 돌아다니며 행세했다. 사부의 유명세를 빌어서 자신을 포장한 것이다. 조정의 관심과 부름을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다른 사람에 의하여 그 책이 전왕손이 쓴 것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진다. 전왕손이 사망할 때, 맹희가 곁에 없었다는 것도 밝혀진다. 맹희는 그리하여 명성이 나빠져서, 원래 황제는 그를 박사로 모시려고 햇었지만, 그의 명성이 좋지 않다는 말을 듣고는 포기한다. 타인명의를 빌어 책을 써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경우는 더욱 많았다. 특히 명청시기에 그러했다. 상품경제가 발달하면서, 출판은 사업이 된다. 많은 출판상들은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하여, 글쓰는 사람들을 모아서 책을 쓴다. 그후 명인의 이름을 빌려서 그의 명의로 출판한다. 명나라때의 이지(李贄)는 당시 저명한 문인이다. 사회적 영향력도 컸다. 그래서 그는 출판상들이 주목하는 사람이 된다. 오늘날 사람들이 고증한 바에 따르면, 이지의 명의로 출판된 책들(어떤 책은 그의 창작으로, 어떤 책은 그가 점평(點評)한 것으로 하였다)은 최소한 16종에 이른다. 그 중에는 저명한 <서유기> <수호전> <삼국지> <악무목정충전> 및 황색소설 <수탑야사>등이 있다. 그외에 다른 일부 명인들 서위(徐渭), 탕현조(湯顯祖), 진계유(陳繼儒), 원굉도(袁宏道), 종성(鍾惺), 풍몽룡(馮夢龍)등의 사람들도 서적상들이 차명하기를 좋아하는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때의 상황은 후세와 약간 다르다. 이지등은 대부분 그 사정을 모르는 상황하에서(대부분은 사망한 후)에 이름을 차용당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많은 작자들이 유령작가를 써서 쓰고 자신의 명의로 출판한다고 한다. 그리고 출판상과는 동지 겸 형제관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