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岳岩漢字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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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 시장 대격돌


글: 고성혁
한국의 삼성 vs 대만의 TSMC
산업 전반에 걸쳐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과거처럼 기계산업, 전기·전자산업, 통신산업이라는 구분 자체가 의미가 없다. 모두가 융합되면서 새로운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급발전이 산업 전체의 새판을 짜고 있다. 1월 28일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2035년까지 모든 생산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업계 최초로 휘발유·디젤 엔진 자동차 생산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GM은 향후 5년간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과 전기·배터리 연구에 270억 달러(약 30조2000억 원)를 투자해 허머 등 대표 차종 30대를 전기차로 선보일 계획이다. 독일의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폭스바겐도 2025년까지 전체 매출의 20퍼센트를 전기차로 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역시 2025까지 23종 전기차 생산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은 산업 전반의 지형을 바꾼다. 가솔린 등 내연기관에 들어가는 엔진오일류나, 부동액 그리고 엔진주물업체는 순식간에 사양산업에 접어든다. 그 대신 배터리와 전기모터 그리고 자동차용 반도체 분야는 그 시장규모가 급속히 커지게 된다.

자동차용 반도체 전성시대
비단 전기자동차가 아니라도 일반 자동차 한 대에도 많은 반도체가 사용된다. 엔진, 트랜스미션 등을 제어하는 전기제어장치(ECU), 각종 전자제어장치, 차량 내·외부의 정보를 수집하는 각종 센서 등을 중심으로 수백 종의 반도체가 탑재된다.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은 이미 반도체업계의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2017년 340억 달러(약 40조2600억 원) 규모였던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오는 2022년까지 약 553억 달러(약 65조5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가 단순하게 기억장치로서의 역할만 한다면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는 수치연산과 판단을 하는 두뇌 역할 반도체다. 비메모리 반도체를 삼성 내부에서는 시스템 반도체라고 하지만 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Logic Chip·논리 칩’이라고 한다. 일반 컴퓨터에서 CPU가 바로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다.

산업 분야 활용도에서도 비메모리 반도체가 훨씬 크다. 현재도 이미 반도체 시장은 일대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확대만이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일반 자동차에도 전자, 통신장비가 많이 탑재되고 있다. 이미 자동차산업은 전통적인 기계산업이 아니라 전기·전자 그리고 통신이 융합된 새로운 산업이 되었다. 최근 자동차용 반도체는 공급 부족으로 완성차 생산 차질까지 빚고 있다. 우리는 흔히 반도체 하면 삼성을 떠올린다. 그러나 삼성이 시장을 주도하는 분야는 메모리 반도체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조차 후발주자에 속한다. 자동차에 사용되는 반도체는 비메모리 반도체다. 비메모리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보다 기술집약도와 부가가치가 높다. 세계 비메모리 반도체는 전통적인 기술 강국인 미국, 일본, 독일, 네덜란드가 선도하고 있다.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미국이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해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스마트폰 모바일용 AP(Application processor)에서는 퀄컴이, 컴퓨터 CPU 시장에서는 인텔·AMD가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는 다른 반도체와 달리 ‘신뢰성’과 ‘안정성’이 매우 중요하다. 그만큼 기술적으로 진입장벽이 높다. 단기간에 성과를 보기도 쉽지 않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또 다른 큰 시장인 글로벌 자동차용 반도체 분야 1위 기업은 네덜란드 NXP반도체다. 2005년 필립스에서 분사한 NXP반도체는 BMW·포드·혼다·도요타·현대·테슬라 등 주요 완성차 제조사들을 모두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매출의 절반 이상이 차량용 반도체다.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의 11%를 차지하고 있다. 그다음이 독일의 반도체설계회사인 인피니온 테크롤러지社다. 인피니온 테크놀러지는 1999년 독일 지멘스에서 반도체 사업부를 분사해 설립됐으며 처음부터 시스템 반도체에 주력했다. 

1986년 미·일 반도체 협정
2019년 6월 미국의 사이프러스 반도체를 94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기존 차량용 반도체 분야 10% 점유율에서 11.3%로 올라가면서 세계 1위 자동차 반도체 업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피니온 테크놀러지는 모기업인 지멘스가 전력분야 1위 기업인 점에서 전력반도체(비메모리의 일부분)에서는 전 세계 시장 점유율 18%로 단연코 1위 기업이다. 독일 인피니언社는 최근 사물인터넷(IoT)과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 종합 매출로 보면 세계 8위 정도된다.

네덜란드, 독일에 이어 일본의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社가 자동차 반도체 시장점유율 8.2%로 3위 기업이다. 2003년 일본 정부 주도로 NEC(5%), 히타치 제작소(55%), 미쓰비시전자(45%) 공동 출자로 ‘르네사스 테크놀로지’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반도체 기업이다. 2010년 NEC반도체부문을 통합하면서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로 사명을 바꿨다. 반도체 분야 종합 매출에서는 세계 5위 기업이다. 

2010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생산시설에 큰 타격을 입고 휘청거린 적이 있으나 최근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 급성장으로 재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비메모리 생산을 대만의 TSMC에 위탁 생산했으나 자동차용 반도체가 품귀현상을 빚자 자체 생산으로 방향을 급선회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가 자동차용 반도체 가격을 최대 15% 전격 인상하기로 했다. 

1월 2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TSMC는 오는 2월부터 3월까지 단계적으로 자동차용 반도체 가격을 올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일본의 자동차 생산에도 영향을 입게 되자 수급 조절을 위해 르네사스사가 일본 국내에서 자동차용 반도체를 직접 생산할 계획이라고 1월 29일 자 일본 닛게이가 보도했다. 르네사스사는 자동차용 반도체 중에서도 자동차 움직임을 제어하는 센서류인 ‘마이콘(마이크로컨트롤러)’ 분야에 가장 경쟁력이 높다.

1985년 인텔은 메모리반도체 D램 사업에서 손을 뗐다. 일본의 공세에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1986년 일본의 반도체 업계는 세계 시장을 석권했다. 니혼전기주식회사(NEC)가 세계 메모리 반도체 부문 절대 강자인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를 꺾고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해서다. 도시바·히타치까지 TI를 제쳤다. 미국은 큰 위기를 느꼈다. 

미국은 ‘제2의 진주만기습’이라고까지 여길 정도였다. 당시 일본 경제력은 미국 다음이었다. 레이건 행정부는 반도체기술 위협을 군사 안보 위협으로 여겼다. 레이건 행정부는 일본의 반도체기술과 생산에 제약을 거는 이른바 ‘1986년 반도체 협정’을 일본과 맺었다. 일본이 주춤하는 사이 시장을 파고든 기업이 바로 삼성이다. 전두환 정부와 삼성 이병철 회장 그리고 이건희 부회장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삼성의 적극적 투자와 정부 지원으로 삼성반도체는 급성장했다. 삼성의 반도체 시장 진입 배경은 드라마틱했다. 이병철 회장이 반도체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1978년이었다. 

이나바 히데조 박사는 이병철 회장에게 “앞으로 산업은 반도체가 좌우한다. 경박단소한 것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말을 귀담아들은 이병철 회장은 1983년 2월 8일 반도체 중에서도 첨단 기술인 초고밀도집적회로(VLSI)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고 선언했다. 이것이 한국을 반도체 선진국으로 이끈 이병철 회장의 ‘도쿄 선언’이다. 삼성의 반도체산업 진출은 1986년 미일반도체협정으로 ‘잭팟’을 터트리게 되었다. 특히 규모의 경제원칙이 적용되는 메모리반도체 분야는 삼성에 안성맞춤이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라는 특수와 함께 애플과 인텔의 PC보급은 삼성 메모리 반도체에 날개를 달아 줬다. 결국 1986년 미일반도체협정의 최대 수혜자는 한국의 삼성이 되었다. 현재까지도 메모리 분야에서 삼성은 세계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그 지위가 계속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메모리반도체 시장보다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반도체 분야 전체 지형도 변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의 수익률은 비메모리반도체에 비할 바가 못된다. 그만큼 수익성면에서 비메모리분야가 월등히 높다. 2019년 기준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은 약 21%를 차지한다. 그러나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 분야 점유율은 10년째 3%대에 불과하다. 삼성 등 대기업을 제외하면 한국의 시스템반도체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1% 미만이다.

1986년 미일반도체협정으로 삼성이 큰 이득을 봤다면 현재 미국의 대중국 봉쇄정책의 혜택은 대만의 TSMC가 거의 독차지하고 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의 손발이 모두 꽁꽁 묶였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국 압박은 바이든 정부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반도체 위탁 생산인 파운드리 업계 1위 기업이 TSMC다. 자동차용 반도체 등 산업용 비메모리반도체 위탁생산으로는 세계 ‘탑’이다.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TSMC는 올해 약 31조 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 설비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비메모리반도체 시장은 대만의 TSMC가 쥐락펴락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동차업체뿐만 아니라 애플, 퀄컴, 소니조차 TSMC의 처분에만 매달려 있는 형편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1월 24일 대만 경제부의 왕메이화 부장(장관)은 TSMC 임원과 긴급회담을 갖고 TSMC 측에 “어떻게든 서둘러 반도체를 증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TSMC 관계자는 "가능하다면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을 우선시하겠다"고 답했다. 완곡하게 거절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경제대국의 요청마저 거절한 장면에서 TSMC의 힘을 가늠할 수 있다. TSMC의 콧대는 그만큼 높을 대로 높아져 있다. 이는 주가에도 반영되었다. TSMC의 주가는 2배로 뛰면서 시가 총액 세계 10위에 진입했다. 시가 총액이 6314억 달러(약 698조 원)로 511조 원인 삼성전자를 훌쩍 넘어섰다. 
중국을 봉쇄하는 미국의 전략에 대만을 적극 활용하려는 미국의 의지까지 더해지고 있다.

비메모리 분야 삼성의 점유율은 고작 3%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이 진행된다는 것은 산업의 재편을 예고하는 것이다. 삼성도 세계시장의 흐름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해서 시스템반도체 1위에 오르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해 왔다. 그러나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구속되어 경영 일선에서 어쩔 수 없이 물러난 상태다. 과연 계획대로 적기에 투자가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이병철 회장 당시 과감한 선제적 투자로 반도체 호황의 결실을 얻은 것과 비교하면 현재는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설령 대규모 투자가 신속하게 이뤄진다고 해도 비메모리 분야 파운드리 1위 기업 TSMC를 삼성이 따라잡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중요 설비를 TSMC가 이미 다 선점했기 때문이다. 반도체생산에 가장 핵심장비는 노광장비다. 극자외선을 이용해 반도체에 전자회로를 새기는 장치다. 전 세계 노광장비 시장은 네덜란드의 ASML과 일본의 캐논과 니콘, 단 3개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ASML은 시장 점유율 85.3%로 압도적인 1등이다. 대당 1500억 원에서 2000억 원에 이르는 장비다. 이것을 대만의 TSMC가 선점했기 때문에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한다 해도 TSMC와 격차를 줄일 수 없는 실정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삼성 역시 이미 자동차용반도체에 발을 들여놓았다. 삼성은 2019년 10월 차량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Exynos Auto)’와 차량용 이미지센터 ‘아이소셀 오토(ISOCELL Auto)’를 각각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향후 자동차 메이커의 수요에 따라 다양한 차량용 프로세서를 지속해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은 글로벌 선두 기업에 비해서는 걸음마 수준이라는 평가다.

SK하이닉스도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 속도를 높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6년 말부터 차량용 반도체 전담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일부 차량용 비메모리 반도체 제품을 개발해 납품하고 있지만 그 총액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반도체 시장은 한번 흐름에서 뒤처지면 다시 역전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80년대 세계시장을 석권하던 일본의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현재는 모두 사라진 것이 그 증거다. 삼성이 시장에서 그 힘을 잃게 되면 한국 경제 역시 그 힘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을 대체할 수 있는 기업이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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