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당국자가 이란이 작전 가능한 핵무기를 갖게 된다면 걸프 아랍국가들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땨르면 파이살 빈 파르한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은 1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세계정책회의에서 이란의 핵무기 보유 시나리오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우리는 이 지역에서 매우 위험한 공간에 있다"며 "지역 국가들은 스스로의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지를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살 외교장관은 사우디가 미국·이란의 핵합의에 대해 "회의적"이지만 이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은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과의 핵합의는 '종점'이 아니라 '출발점'이라는 조건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불행하게도 지금 당장은 징조가 아주 긍정적이지 않다"며 "핵무기 계획에 관심이 없다는 이란의 주장을 믿을 수 있으려면 더욱 많은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이란이 핵물질 농축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발표한 가운데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우려를 표명하고 대화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이란은 IAEA 사찰을 제한하고 우라늄 농축농도를 높여왔다. 하지만 이란은 핵무기 개발 의혹을 부인하면서 자국의 핵 프로그램은 평화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미국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후 JCPOA를 되살리기 위한 대화가 한동안 진행됐으나 9월부터는 열리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