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일러스트
나는
낯을 가린다
그래서인지
사람들 앞에 서면
괜히 가슴이 두근거리고
온몸이 사시나무 떨듯 한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요즘에 와서
점점 심해진다
아마도
손바닥만한
체면 때문에 오는
소심한 성격인 것 같다
그야말로
낯가림에 숨은
나약성이 두렵고
자비감이 슬프다
만약 이것이
대인공포증이라면
하루빨리 고쳐야 하고
핑계라면 삼가해야 한다
모르는 사람은
날 대범하다고 하지만
속속들이 알고 보면
용기가 부족한 사람이다
외람된 말인데
인간답게 살려면
남이 싫어하는 말과
가슴 아픈 일 해선 안 된다
이제라도 님자에
점을 더한 남자가 되어
떳떳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내 삶의 적임자가 되고자 한다
악암(岳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