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탈
웬 망나니가 대낮에 한 처녀의 핸드백에 들어있는 돈과 금품(金品)을 다 가로챘다. 또 자기의 수욕(獸慾)을 채우기 위하여 그 처녀를 겁탈(劫奪)하여 그 처녀가 불행한 씨앗을 배여 임신(妊娠)하고 그 아이를 낳았다고 하자. 그러고 나서 그 강도(强盜)가 “그 처녀가 아이를 낳게 했으니 내가 얼마나 큰 공헌(貢獻)을 했느냐”고 뻔뻔스럽게 떠들어댄다면 세인(世人)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물론 이는 파렴치(破廉恥)한 망나니가 생떼를 쓰거나 핑계를 대는 억지와 다를 바 없다.
강도논리(强盜論理)
지금 일부 사람들이 그 옛날의 아주 나쁜 행실, 즉 속에 칼을 품고 겉으로는 웃음을 웃는 척 하는 현실을 잘 분석해 보아야 한다. 그런 사람들은 그 어떤 논리로 해석하는 자체가 문제되는 것이다. 남의 물건을 빼앗는 것은 전적으로 강도논리(强盜論理)인데 이른바 무식하고 미개한 행위를 미처 깨닫지 못하고 철두철미 강도논리(强盜論理)를 오늘에 이르기까지 공공연히 지껄이고 있다. 강도논리(强盜論理)의 정당성을 고취하기 위해 이러저러한 우회적인 분석은 금물이라고 본다.
부(富) 가치(價値)
인간은 동물(動物)이 아니다. 즉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고 그러면 행복(幸福)한가? 왜 인간의 기본적(基本的)인 룰(规则)도 모르고 오늘날 사회에서 ‘부(否)’를 우회적(迂廻的)으로 미화(美化)하는가? 이처럼 중대(重大)한 문제 앞에서 정치인이나 경제인들이 자유스럽지 못할 것이다, 특히 ‘부자(富者)’ 꿈꾸는 사람들은 ‘공짜‘를 바라지 말고 제 손으로 ‘부(富)’를 창조(創造)를 권장(勸獎)하는 바이다.
인륜(人倫) 불륜(不倫)
육체의 쾌락(快樂)을 찾아서, 정신의 안식(安息)을 찾아서 행하는 유쾌(愉快)하고 위험한 게임(游戏)을 잘하면 꿀이 쏟아지고 자칫하면 불똥이 튀기가 십상이다
종이장 정조(貞操)
요즘의 정조(貞操)란 배꼽아래에 채운 종이사슬인데, 물(物)에 의해 쉽게 용해(溶解)되고 화(貨)에 의해 쉽게 팔린다.
부정(不正) 부패(腐敗)
부패는 어느 특정(特定) 나라를 관해서만 적용(適用)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전 세계, 전 인류에 광범위하게 전염(傳染)된 아주 무서운 역병(疫病)이다.
학술논문(學術論文)
나는 네 것을 도작(盜作)하고, 너는 내 것을 표절(剽竊)하는 난륜(乱倫)과 상간(相奸)에 의해서 양산(量産)되는 ‘학문(學問)’이다
똥구덩이
금오신화(金鳌新话)로 이름난 조선시대의 천재 김시습(金時習)은 ,폭력(暴力)으로 임금의 자리에 오른 세조(世祖)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어지러운 세상에서 고결(高潔)하게 지조(志操)를 지키면서 살기위해 중이 되어 스스로 독립인격(獨立人格), 자유정신(自由精神)을 지켰다. 세조가 어느 날 내전(內殿)에 법회(法會)를 열어 여러 중들을 초대(招待)했다. 그중 김시습(金時習)도 초청(招請)되었지만 홀연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래서 세조(世祖)가 신하를 시켜 찾아오라 명했는데 김시습(金時習)은 거리의 똥구덩이에 빠져 얼굴만 밖으로 내밀고 있었다. 신하(臣下)들이 빨리 나오라고 야단법석을 피웠다.
김시습(金時習)은 “너희들같이 썩고 구린 놈들과 같이 있기보다는 오히려 이 똥구덩이가 더 깨끗하겠다”고 소리쳤다. 아무 관직(官職)에 있지 않은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은 고매(高邁)한 인격으로 시류(時流)와 맞서서 자신의 신조(信條)를 지키면서 이단(異端)으로 살아왔던 지식인(知識人)이다.
오늘 물욕(物慾)과 금전(金錢), 권세욕(權勢慾)에 눈이 어두운 우리 시대에 김시습(金時習)과 같은 고상(高尙)한 인격을 지킬 수 있는 인간이 몇 있으랴! 악암(岳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