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라, 우리 인간을...
이 세상이 혼란스럽고 시끄럽고, 생존경쟁에 목숨 걸고 허둥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우리 소원이 무엇인지 알아보려 하지도 않고, 매일처럼 일만 강요당해 부지런히 돌아치는 기계 같고, 서로 맞다들면 깊은 상처 주고, 애매한 주변 사람을 마구 해치고... 이것이 바로 우리 사는 현실이니깐.
미안하다. 하긴 먹고 살기가 급급해 그런다. 세상은 의구하고 시간은 의연한 데 우리가 아득빠득 살려고 미처 뒤돌아볼 여유가 없다. 바쁜 삶의 흐름에 밀려 정작 중요한 것들에선 주의가 분산되어 있다. 그래서 너희들을 돌보지 못하는 거야.
이 세상은 개변하기 힘들 정도로 물러 터졌어. 과거 시절엔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나무심기, 동물보호, 생태환경 가꾸기 등이 점점 어렵게 되었다. 평온한 순간, 자연 경험, 열린 공간도 얻기가 더 힘들어졌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기회와 시간이 과거보다 많이 적어졌고.
이 세상 어느 사람도 사랑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으로 세상풍파에 부대끼며 살아간다. 그걸 망각하고 오직 자기 살길에만 전념하느라 경황이 없다. 사회의 무관심한 선택이 되레 불쌍한 생명을 성가시게 갈구고 열악한 환경에 몰아넣기도 한다.
미래가 없으면 나라도 국민도 없다. 이 지구의 모든 생명은 서로 연결돼 있다. 우리가 사는 데 필요한 공기, 물, 나무, 동물 등 자연의 모든 것에 연결돼 있고, 먼 후날에 우리가 낳은 자손들도 그렇게 연결돼 살아가게 된다.
자연아, 우리 인간들을 용서해다오. 진정어린 말을 진작 해주지 못한 것을, 자연과 인간 모두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하는 날이 올 때까지 마냥 그럴거다. 사랑하는 자손에게 남기고 갈 이 세상의 미래에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것을 용서해다오. 물론 너희들이 진정 나라와 국민을 잘 살게 할 거대한 재부인거야. 우리들이 지금 잠시 너희들을 빌려쓰고 있을 뿐이지.
자연아, 너희들을 금옥처럼 사랑한다는 걸 알아주기 바란다. 그리고 지나간 과거는 고칠 수 없지만,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는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