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익는 계절에
/ 岳岩
가을 하늘은
물이 맑아
푸른빛 도는
벽계수 같다
맞춤한 햇살이
단풍을 골고루 익혀
알락달락 비단 필 늘인 듯
산과 들을 곱게 단장한다.
가을 단풍은
먼데 산으로부터
점차 붉게 익더니
어느새 내 앞에 성큼 다가와
농염한 미소로 유혹 한다
단풍이 아름다운 것은
다만 빨간 색깔만이 아니다
울긋불긋 다양한 무늬도 있기에
그토록 감동을 안겨준다
찬 서리의 시련 앞에
싯누런 낙엽 되어도
멈칫 주저하지 않고
밝은 미소로 위안을 준다.
정녕, 가을도 그리움 있겠지
봄의 새 싹과
여름의 무성함이
숲을 이룬 생에 대한...
이제 겨울이 오면
단풍의 쉼터는
큰 나무 뿌리에
조용히 안기어
그 어디든
훌쩍 떠나지 않고
고스란히 쌓이어
곁에 머무는
굳이 말리지 않아도
변함없는 마음으로
언 몸을 덥혀주는
뿌리의 수호신이다
몽매에도 그리운
붉게 탄 단풍은
가슴을 저리게 하는
애틋한 내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