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岳岩 지음
가을바람 살랑거려 울긋불긋한 코스모스, 낫낫한 미소가 그윽한 향기 싣고 다가온다. 청쾌한 날씨에 코스모스의 웃는 모습 산뜻하고, 어디선가 바람이 불면 코스모스가 마음을 활짝 열어 자못 사랑스럽다.
찬란한 자색이 아닌 흔히 보는 꽃이지만, 어쩌면 순정에 빠진 소녀의 애잔한 혼(魂)을 담아 피어난 듯, 파란 하늘아래 코스모스가 가장 잘 어울린다. 당연 코스모스의 하느작거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을의 정취와 여유로움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보라, 떠나감이 아쉬워 하늘가를 불태우는 석양 무렵, 바람 따라 한들한들 춤추는 코스모스가 야릇한 기분을 자아낸다. 흰색, 분홍색, 자주색 따위의 꽃물결을 감상하는 것은 가을에 있어 일종 향수이다.
코스모스는 조물주가 이 세상에서 제일 먼저 만든 꽃이라는 행운을 지녔다. 따스한 햇살의 애무를 담뿍 받으며 길가에 곱게 핀 코스모스의 꽃잎 속에, 순결하고 애정 어린 감동이 담겨있음을 누가 알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