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구와 학문의 의미 새해부터 새롭게 시작(始作)하는 "시작"이나, 새해부터 착실히 준비하는 "시작"이나, 새해부터 끈질게 실천하는 "시작"은 응당 시작부터 엄밀(嚴密)히 시작돼야 합니다. 완벽(完璧)한 시작을 위해서는 "시작 "부터 시작을 주도(周到)히 하고, 면밀(綿密)히 하고, 계획(計劃)이 빈틈없고, 목표(目標)가 명확하고, 열정이 분발돼야 합니다. 이 열정이 더 나아가 경쟁(競爭)이 되고 또 경쟁이 도전(挑戰)이 되고, 도전이 경쟁이 되는, 경쟁과 도전이 치열해야 합니다. 물론 경쟁이나 도전은 '이루어질 지식'이나 '마련될 학문'을 위한 고심한 정진(精進)입니다. 더욱 중요(重要)한 것은 노력에 노력을 거듭해서 '꼭 잡아야 할 계획'이나 '꼭 이뤄야 할 목표'를 걸루는 사명감(使命感)입니다. 즉,..
삶을 금 같이 하라 唐나라 말기의 시인 王貞白의 "白鹿洞二首"에는, '독서불각이춘심, 일촌광음일촌금(讀書不覺已春深, 一寸光陰一寸金)'라는 싯구가 있습니다. 그 뜻을 풀이하면, "책 읽는 사이에 봄이 저무니, 과연 광음(光陰)이 곧 금이로다"입니다. 즉 "시간이란 한 번 가면 다시 안 오니, 일분일초를 헛되이 하지 말라"는 일깨움입니다. 실로 시간이 보배입니다. 귀물(貴物)은 잃었다가면 되찾을 수 있지만, 시간은 놓치면 잡을 수 없습니다. 설령 막강한 재물과 권세를 장악(掌握)했다 해도 시간만은 어쩌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며, 인생의 여로旅路)에서 수양을 닦고, 덕을 쌓고, 언행을 잘 다스리려면, 우선 먼저 충분히 시간의 본질을 파악해야 합니다. 옛 사람의 말씀에 "젊어..
눈꽃(雪花) 나는 삼동(三冬)에 피어난 눈꽃(雪花)이 참 절묘(絶妙)한 대자연의 걸작(傑作)이라고 생각합니다.한산한 겨울의 꽃이 없는 계절에 오직 白雪만이 쓸쓸하고 황량한 산과 들에 충만(充滿)한 생기를 가져다 줍니다. 또한 세상만물이 일색(一色)이 되라고 모든 것을 덮어 주고 은백색으로 변모(變貌)시킵니다. 아울러 雪花의 6각형 알른한 빛깔이 더욱 광채를 뿌려줍니다.마치 흰나비떼 춤추듯 내리는 白雪 속의 대지를 유심히 살펴보시라. 그러면 거기서 오색이 영롱(玲瓏)하고, 모양이 기묘(奇妙)하고, 형태가 출류(出類)한 빙정(氷晶)의 세계를 보게 될 것입니다.그야말로 순백 세계의 눈 덮힌 얼음밑에 물은 흐르고, 눈 덮힌 대지아래 씨앗은 움트고, 눈 덮힌 언덕위에 솔숲이 푸름에 숨쉬는 견강한 생명이 약동하는 ..
옛사람의 글짓기 묘법 옛말에'만 권 책을 읽고, 만 리 길을 걸으며, 만 명 벗을 사귀라(讀萬券書, 行萬里路, 交萬人友)'고 했습니다. 그 뜻은, '배움이란 깨닫는 것이다'라는 일깨움입니다. 즉 "박학(博學), 심문(審問), 신사(愼思), 명변(明辯), 독행(獨行)"인데 암,"넓게 배우며, 살펴 물으며, 삼가히 생각하며, 밝게 분변하며, 독실하게 행하라"는 가르침이입니다. 또 "거거거중지, 행행행이학(去去去中知, 行行行裡學)"이라고, 가고 가고 가는 중에 알게 되고, 걷고 걷고 걷는 속에서 깨닫게 된다"고 합니다. 부언하면, 책 속의 지식이 전부가 아니라, 실천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어쩌면 높은 차원에서의 글짓기란, 세사에 정통하고 인정에 숙달하는 지극한 문필(文筆) 기교(技巧)가 필수(必須)라..
책 도둑과 글 도둑 옛날 인심 좋던 시절엔,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아마도 배우고 싶고, 알고 싶고, 보고 싶지만, 정작 돈이 없어 책을 훔쳤다면 용서해주라고 한 훈계인 것 같습니다. 훔쳐보고 싶을만큼 강렬한 책의 가치는 생명과 긴밀히 연결되는데,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힘, 사람을 사람이게 하는 힘을, 다름 아닌 필치(筆致)가 촉동(觸動)해주고, 삶에 대해, 죽음에 대해, 용기와 사랑에 대해 말 그대로 운치(韻致)가 추동(推動)해줍니다.문지방이 닳도록 서점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책벌레(클라스 후이징 저)'란 읽어 볼만한 서책이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엄청난 독서광인 서치書癡가 등장하는데, 그 인물들이 존경스럽고 흠모할 만합니다. 책을 위해 살고, 책에 매혹되어 책 속으..
욕망보다 인내를 갖춰야...강이천(姜彛天)의 문집(文集)인 중암고(重菴稿)에 '莫畏於慾'이 '莫善於忍(막외어욕 막선어인)'이요 즉, '욕망보다 무서운 것이 없고, 인내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고 씌어 있습니다.상술한 구절은 조선 후기의 선비 중암(重菴) 강이천이 기술한 경계 삼을 세 가지 가운데 한 항목에 나오는 말입니다. 조부인 표옹(豹翁) 강세황(姜世晃)은 어려서부터 재능이 과인하여, 8세 때에 벌써 시를 짓고, 13~14세 때는 글씨에 뛰어난 솜씨를 보였고, 서화에도 솜씨가 대단하였습니다. 또 영, 정조시대에 3정승을 두루 지낸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절대 수장이었습니다. 조부의 이런 직접적 영향을 많이 받은 강이천은 진사(進士)로서 문명(文明)이 높았습니다.강이천이 어릴 적에 들은 얘기를 합니다...
菊花는 왜 有名할까 국화는 매화, 난초, 대나무와 더불어 사군자라고 칭송됩니다. 높은 기상과 품격을 지닌 국화는 늦가을의 첫 추위와 서리를 이겨내며, 깊은 산 속이나 아늑한 정원에 그 어느 곳에 피었어도 고고히 향기를 냅니다. 굽히지 않는 지조와 절개를 군자의 가장 큰 덕목으로 여겼던 유교사회에서, 고난과 악조건 속에서도 꿋꿋이 꽃을 피우는 국화를 많은 문인들이 한없이 사랑하였고 극구 절찬하였습니다. 즉 국화를 통하여 자신들의 변함없는 뜻과 마음을 나타내고자 하였으며, 고아하고 탈속한 경지를 추구하고자 하였습니다. 이처럼 국화(菊花)는 문인들의 굳은 절개와 지조(志操)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또 국화의 약리(藥理)작용에 대한 연구자료 역시 풍부합니다. 조선시대의 허준(許浚)이 편찬한 동의보감(東醫寶鑑)에 ..
평생 술과 달을 읊조린 낭만의 시인 이태백, 호방한 기질로 시세계를 종횡무진한 그이는 과연 천재인가, 광인인가. '한 말의 술이 있으면 시 백 편을 짓'고, '붓 한 번 휘두르면 風雨가 벌벌 떨고, 시 한 편 읊조리면 귀신도 엉엉 운다'는 이태백은 詩仙이라고 극찬 갈채를 받았으나, 민간에서는 詩仙 보다 酒仙이라고 더 친밀히 불리웠다. 李白은 우리나라에서도 "달아달아 밝은 달아, 이태백이 놀던 달아"라는 민요로 잘 알려진 절세의 인물이다. 이 민요는 이태백이 물에 비친 달을 손으로 건지려다 빠져 죽었다는 전설 같은 고사에서 유래되었다. 이태백의 名詩 "파월문월(把月問月)"은 '술잔 잡고 달에 묻다'는 말로, 술에 대한 시인의 애정을 역력히 엿볼 수 있다. 저 하늘의 달님은 언제부터 있었는가./ 술잔 들고 ..
있는 그대로를 믿자니... 자칭 큰바위가 되고자 악암(岳岩)이란 필명으로 유세(遊說)하며 문학에 큰 뜻을 두었건만, 아쉽게도 나는 유명한 스승을 모시고 경세치용(經世致用)의 학문을 전수받고 창작 분야에서 혁혁한 명성을 날린 적 없는, 초야에 묻혀사는 일개 평범한 서민입니다. 나는 다만 내가 의지가 굴강(屈强)하다고 자부해 자화자찬(自畵自讚)할 따름입니다. 현실에 직면한 문제를 가지고 고민에 빠질 때마다 가끔 고려시대 이규보의 "옹달샘에서 달을 긷다"는 시를 연상해 봅니다. 산에 사는 스님이 달빛을 탐내어, 병 속에 물과 달을 함께 길었네. 절에 들어와 비로소 깨달았으니, 병을 기울이면 달도 따라 비게 되는 것을...(山僧貪月色,산승탐월색, 幷汲一甁中,병급일병중, 到寺方應覺,도사방응각, 甁傾月亦空,병경월역..
無題 아닌 題目 탈진한 몸이 심한 갈증을 느낀다면, 한의학에서는 당뇨병, 또는 소갈증(消渴症)이라 합니다. 즉, 소갈은 음(陰)이 몹시 허해 생긴 조열(潮熱)이 음액(陰液)을 소모시켜 생기는 증상이지요. 그리고 잘못된 음식습관, 강한 정신적 자극, 신정(腎精)의 지나친 방출 등의 원인으로 장부(臟腑)에 몰리고, 신(腎)의 고삽(固澁)기능이 약해져 소변양이 급격히 증가되면서 정미물질(精微物質)이 빠져나간답니다. 합병증이 오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어요. 게다가 높은 혈압은 심장, 뇌, 신장, 눈 등에 부하를 증가시켜 심비대를 유발하고 심혈관의 동맥경화를 촉진시킵니다. 따라서 협심증, 심근경색, 부정맥, 심부전 등이 나타나지요. 심지어 뇌혈관의 출혈, 동맥경화로 말미암아 뇌졸증을 불러와요.보다싶이 나는 상..
思索 줍는 春 지난 겨울이 몹시 추웠고, 눈도 많이 내렸어요. 뼈속까지 추위를 느꼈는데, 어느새 아지랑이가 아물아물 피어납니다. 화창한 봄날은 산과 들에 초록색을 껴묻혀 선보이네요. 올해에 더 왕성해 보이는 꽃망울은 겨우내 간직했던 자기만의 특색을 뽐내듯 자랑합니다. 길 옆 멀지 않는 수풀에 모습을 감추고 지저귀는 새소리가 귀맛좋게 들려옵니다. 나는 후미진 시냇길을 건너 한적한 곳을 찾았습니다. 무거운 배낭을 훌렁 내려놓고 시냇가 백사장에 몸을 던졌습니다. 봄이 한창이라, 화사한 햇살에 피어난 풀내음 꽃내음이 싱그럽고 향긋합니다. 해당화 핀 백사장에 홀로 누워 깊은 명상에 잠기다 보니 미처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해는 시간에 쫓기듯 서산으로 꼴깍 넘어 갑니다. 워낙 나의 성미는 조용하고 사색적입니다...
웃기는 사람 요즘은 익살과 해학이 넘치는 사람이 인기가 좋습니다. 그 심리를 소소히 살펴보면, 과로한 생활에서 오는 권태감을 확 날려 보내게 하는, 능란한 익살이나 재치 있는 해학을 구사해, 형언할 수 없는 기쁨과 즐거움을 가져다주기 때문입니다.우스개를 잘하고 익살을 잘하는 사람은 마음이 괴로운 사람에게 위안이 되고, 친숙한 존재로 각광 받으며, 신임할 수 있는 미더운 사람으로 대환영을 받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감각이 뛰어나고 감성이 풍부합니다. 억지로 멋 부리거나 흉내 내는 사람이 아니라, 천성적으로 유머러스합니다. 이 같은 사람이라면 기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고, 날마다 유쾌히 보낼 수 있는 편안한 동료가 될 수 있습니다.단지, 시기와 질투가 많은 인간은 해학이 넘치는 사람을 보고 허위와 위선을 떤..
대화의 비결 만남과 교제의 장소에서, 상대방을 궁지에 몰아넣는 까다로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상대방을 편하게 대해주는 너그러운 사람이 있다는 점을 꼭 명심하세요. 즉, 꼬치꼬치 캐묻는 유형(類型)의 사람은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고, 반면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듣기만 하는 유형(類型)의 사람은 상대방을 지치게 만들며, 적절하게 묻고 적절하게 반응하며 적절하게 말하는 사람은 대화를 잘 엮어가는 사람입니다. 상대방의 심중을 떠보려고 짐짓 난처한 질문과 난감한 공세를 들이대지 말아야 합니다. 질문을 하더라도 선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순수한 목적과 화합의 표준에 맞추세요. 상대방을 좀 더 이해하고 좀 더 알려면 적당히 목소리 톤을 조절하면 좋습니다. 목소리가 크면 상대방이 불안해 하고 목소리가 낮으면 상대방이..
착해야 산다 양은 성질이 아주 온순해요. 양해인 을미년엔 양처럼 살아야지요. 비록 양처럼 살기엔 착하지 않은 세상일이라도... 너무 착하면 탈이고, 너무 착하면 당합니다. 양가죽을 쓴 늑대들이 욱실대는 착하지 않은 세상에서 양처럼 살기란 쉽지는 않지요. 양처럼 살다가는 어느 날, 자칫 늑대에게 잡혀먹힐 지 모르겠지요. 잠깐 눈 감으면 코 베이고, 펀히 눈 떠도 눈 빼이는 요즘이랍니다. 도처에 늑대가 웅크리고 시시각각 양을 노려요. 방심하는 찰나에 늑대는 냉큼 양의 코를 베여갑니다. 양은 제 마음처럼 늑대를 믿기에 늘쌍 손해만 봅니다. 너무 착하고 순진해서 교활한 늑대의 본심을 꿰뚫어 보지 못해요. 늑대가 달콤한 말로 꼬시면 귀가 솔깃해져 팥을 콩이라 해도 곧이 듣고, 함정이든 나락이든 빠지라면 서슴없이 ..
먹은 마음 삼일 밖에 온다고 세월이 소리치며 오리마는 어느덧 2015 을미년(乙未年) 양해가 다가왔어요. 십이지간(十二支干)에는 양을 가장 온순한 동물로 치고 평화의 상징으로 여긴답니다. 한자의 착할 선(善)자와 아름다울 미(美)자는 양(羊)에서 유래되었지요. 현명하게도 올 해의 사자성어는 정본청원(正本淸源)인데. 근본을 바로 세우겠다는 단단한 의지같아요. 민심을 분발케 하는 이 호언장담을 재삼 음미하노라니, 올 해엔 우리 나라가 꼭 잘 될 것만 같아 무척 기대돼요. 새해에 나도 계획을 주도면밀히 세워야겠어요. 하긴 해마다 이루지 못할 목표를 정하고 잔뜩 으시댔지만 종당엔 다 흐지부지해 버렸으니깐요. 문제는 성공을 안받침하는 끈질긴 노력이 부족했던 겁니다. 그 원인을 곰곰히 분석해 보니, 결국 먹은 마음..
화해의 열쇠 "온누리에 벗이 있거늘, 천애지각도 이웃과 같다(海內存知己, 天涯若比隣"는 말이 있는데, 비록 천 리에 떨어져 있어도 마음만 통하면 이웃이 될 수 있다"는 뜻을 담은 것 같아요. 그래요. 이웃이란 한 동네에서 서로 돕고 관심하고 배려하면서 친근하고 화목하고 사이 좋게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와는 달리 말씨는 어울리나 생각이 달라서, 민족은 같으나 한 탯줄이 아니라서, 천성은 비슷하나 습성이 달라서, 나와 별로 상관없는 존재로 각인됩니다. 하긴 자라온 환경과 받은 교육, 그리고 생활 습관이 딴판이다 보니 마음을 소통하는 과정이 꽤나 어렵고 힘듭니다. 나에게는 없고 너에게는 있는 것, 반대로 너에게는 없고 나에게는 있는 것들을 나눠주고 챙겨줘야 비로소 감정이 생깁니다. 그러나 이해가 다..
배움의 喜悅 나는 지천명(知天命) 나이에 컴퓨터를 접했다. 늦바람이 더 무섭다고 일단 컴퓨터를 만지면 며칠이고 집에 들어박혀서 아예 문 밖에 얼씬도 안 한다. 컴퓨터는 가뜩이나 궁금증이 많은 나를 호기심의 세계로 유혹하고 매료시킨다. 컴퓨터를 끼고 살면서 점점 세상만사를 알아가는 정보가 많아졌다. 컴퓨터는 나에게 삶의 질의 개변, 그리고 진취심을 고양해주는 촉매작용을 한다. 당연 컴퓨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면 사이버 공간을 활짝 여는 자격을 갖추었다고 당당히 말해도 된다. 나는 늦게나마 컴퓨터를 알게 되니 허송세월한 어제가 얼마나 뼈저리게 후회되는지 모른다. 그만큼 배우려는 열정도 강렬하다. 사람은 뭔가를 할려면 우선 먼저 배워야 한다. 재주가 모자라 남을 능가(凌駕)하지는 못할망정 너무 뒤쳐져서는 안 된..
바람과 외도 일전에 모 산부인과 전문의한테 "예쁜 수술"을 하려고 한 주부가 찾아왔다. 남편의 성기 크기를 물었더니 그 주부가 전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애인 것에 맞춰달라고 꺼림없이 주문하더란다. 요즘 확실히 바람 피우거나 외도를 해도 갈수록 유형이 다양하고 대범해진다. 애인 데리고 외국 나가 밀회를 즐기다 그 모습이 찍힌 사진을 증거물로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사례도 점점 늘어난다. 사실 외도를 소재로 한 영화에 대해 큰 거부감 없이 자연히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이런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리학자가 이 소리를 듣고 펄쩍 뛰겠지만 많은 과학자들은 인간의 바람기에 단지 돌을 던질 수만은 없다고 말한다. 바람기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이므로 욕구 자체를 비난하기 보다는 사회나 가정의 유지를 ..
허영심 태초에 하느님이 왜 여자를 남자의 갈비뼈로 만드셨는지 그 영험(靈驗)함을 서민(庶民)의 우견(愚見)으로는 도통 모르겠다. 아무렴, 알리가 만무하지. 공담을 각설하고, 사실상 여자애들은 태어나서부터 남자애들과는 달리 차별을 받고, 다른 규범 및 문화 속에서 커진다. 또 색다른 옷과 장난감, 다른 놀이를 강요당하며 남자애와 딴판 행동하도록 교육된다. 부모의 성역할 및 성격상의 차이도 여자애가 성차의 개념을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되며, 여자애는 동일시를 통하여 성역활을 배우게 된다. 그런데 엄격한 가정교양과는 달리 여자애들은 점차 숙성하면서 자기야말로 쾌락과 사치를 즐기기 위해 태어났다고 스스로 자처(自處)한다. 다시 말해서 자기처럼 예쁜 여자는 화려한 삶을 누려야 마땅한다는 허영심이 생긴다. ..
岳岩 / 자작글掘浦川은 철새들의 棲息地 유래 깊은 굴포천[掘浦川]은 철새들의 서식지이다. 해질녘 굴포천에서 보금을 찾는 철새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사람 마음도 금방 노을빛으로 곱게 물든다. ‘회귀성(回歸性)’ 또는 ‘귀소성(歸巢性)’ 본능에 충실한 철새들이 어쩌면 그리도 일사불란하게 자기가 서식할 곳을 찾아 날아드는걸까?….종류도 모양도 가지각색인 큰 무리(群)는 아니지만, 아마도 요즘 굴포천 친수생태공간의 점차적인 개선이리라. 자연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철새는, 특성상 해 뜨는 시간이나 해질 무렵에 관찰하기가 가장 유리하다. 석양에 떼 지어 멋진 군무를 펼치는 철새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입에서 저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만약 저녁노을이 곱게 물든 호수가에서 물위로 뛰노는 고기를 보면 그대의 심..
가는 봄의 아쉬움 흔히 가는 봄을 울음이라고 일컫는다. 자못 애틋함을 자아내는 말이다. 어차피 미련이 남는다는 건 그리움에 대한 아쉬움일 게다. 가는 봄을 잡을 수 없는 안타까움은 지난 겨울이 모질게 추운 탓일까. 아니면 오는 여름이 너무 무더울 것 같아서일까. 봄철에 피는 꽃이 사계절 전체 피어나는 꽃의 80%를 차지한다. 문뜩 4월을 '잔인한 달'이라는 비유에 언감 의문 생긴다. 그 많은 꽃들이 비바람에 불려 고운 자색을 한껏 피우지 못한채 낙화한대서 잔인한 달이라고 했을까. 4월이 되니 제일 먼저 영국의 극작가로 잘 알려진 T.S 엘리엇이「황무지」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표현한 싯귀가 생각난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
사랑에 기준이 있을까 ㅣ 岳岩 자작글 정말 사랑한다면 선뜻 목숨도 바칠 각오를 하라. 만일 상대방이 달을 따 달라면 머뭇거리지 말고, 해를 따 달라면 망설이지 말라. 이것이 진정한 사랑인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러나 구애할 대상자가 없다면 당신의 삶은 무의미하고 비참해진다. 사람은 저마다 자신을 위한 사랑의 기준을 갖는다. 그렇다면 그 기준의 근거는 무엇일까? 어쩌면 스스로 만든 올가미일 것이다. 만일 어느 날 갑자기 그 올가미에 걸려들면 기준이란 애초에 없었음을 깨닫게 된다. 왜냐면 사랑은 그 어떤 기준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한 남자에게 최고의 여자가 되고픈 여자, 한 여자에게 영원한 남자로 남고픈 남자, 때문에 한참 열애에 빠졌을 때 여자의 기준은 아주 이기적이고 어이가 없다. 끊임없이 남자가..
岳岩 / 자작글창가에 홀로 앉아 창가에 홀로 앉아 하염없이 흘러가는 구름떼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하늘과 구름사이로 차마 꿈결에도 잊지 못할 추억들이 오락가락 서성댄다. 그러다가 어느새 내 가슴 속에 살며시 내려와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정녕 옛 추억이 세찬 파도처럼 밀려와 너울지는 건 아니지만 아마도 세월 탓일거야. 체념하는 맘으로 나 자신을 간신히 달래어 봐도 아무 소용이 없다. 멈출 줄 모르는 시간에 부대껴 백발 성성한 머리카락 날리는 내가 너무 미워서 더듬고 싶지 않은 추억들을 깡그리 잊고 싶다. 그런데 아무리 잊으려 해도 도무지 잊혀지지 않는다... 문뜩 남은 생을 저 구름처럼 두둥실 떠돌고 싶어진다. 나이 먹으면 추억에 산다고 아프고 쓰라렸던 지난 일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내 익숙한 모습이 ..
岳岩 / 자작글 올 한해를 보낸 소감 솔깃한 심정으로 마을기자로 활동한지 어제 같은데 어느새 벌써 한해가 마무리하네요.한해를 마무리한다는 것이 어쩐지 아쉬움보다 의미가 더 깊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의미가 깊다는 것은 당연히 가치가 높다는 거겠죠. 하긴 여러 기자들과 함께 최대한 노력해서 취재하고, 기사 쓰고, 보수교육 받으면서 오직 신문을 잘 꾸리려는 일념으로 앞만 보고 달려왔으니까요.물론 “노력한 자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뛰었지만 능력제한으로 말미암아 “주민칭찬릴레이”이란 프로그램을 끝까지 밀고 나가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립니다. 그러나 내 팔자에 없는 마을기자가 되어 나름대로 열심히 보낸 뜻 깊은 한해이기도 합니다.행복한 마음으로 하고 싶은 일을 했고, 배움을 바탕으로 꾸준..
나는 내 감정을 존중한다 나는 나의 감정에 대하여 퍽 애착심이 강하다. 그래서인지 오장육부 (五臟六腑)중에 마음을 가장 으뜸으로 꼽고, 칠정 중에 사랑을 제일로 여긴다. 말이 난김에 하는 말이지만 어떤 사랑이든 거기에는 꼭 좋아하는 감정이 내포되어 있다. 사람의 감정이란 처음 만남으로 시작하여 자주 만나게 되고, 빈번한 만남에서 점차 좋아하다가 나중엔 사랑하게 된다. 나는 천성적으로 보름달같은 여자들을 보면 첫 눈에 확 끌리고 곧잘 빠져든다. 그렇다고 고운 여자만 보면, 게걸스런 개 남의 죽그릇 넘겨다보듯 그런 속되고 치사한 인간이 아니다. 다만 나의 눈에 꽂히고 마음에 와닿는 보름달 같은 여자라면 좋겠다는 의향(意向)이다. 그러니 굳이 여자들의 얼굴을 가지고 그 어떤 평가도 내리고 싶진 않다. 대체로 ..
나는 누구인가? 사람은 시간의 지배를 받지 않을래야 받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시간의 흐름에 의해 나타나는 생리적변화, 그에 따르는 심리 및 사유방식의 변화는 모든 사람들이 거의 다 엇비슷하다. “아, 정말 시간이 빨리 가는구나!”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연륜(年輪)만 늘어나고, 속절없이 흘러간 어제를 뒤돌아보면 그리움과 회한이 교차되어 천사만감(千思萬感)이 서린다. 오매불망 바라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맹랑히 흘려보낸 세월이 아쉽고, 어려움을 극복하며 달리고 뛰던 시절은 가슴 뿌듯한 추억으로 남는다. 사람은 이렇게 나름대로 지나온 “인생그라프”를 그려보기도 한다. 인생행로는 천만갈래다. 선택의 자유는 사람에게 달려 있다. 세상만사는 무한하고 인생백년은 일순(一瞬)이라 하겠다. 지나간 삶을 두루 살펴보면..
용서하라, 우리 인간을... 이 세상이 혼란스럽고 시끄럽고, 생존경쟁에 목숨 걸고 허둥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우리 소원이 무엇인지 알아보려 하지도 않고, 매일처럼 일만 강요당해 부지런히 돌아치는 기계 같고, 서로 맞다들면 깊은 상처 주고, 애매한 주변 사람을 마구 해치고... 이것이 바로 우리 사는 현실이니깐. 미안하다. 하긴 먹고 살기가 급급해 그런다. 세상은 의구하고 시간은 의연한 데 우리가 아득빠득 살려고 미처 뒤돌아볼 여유가 없다. 바쁜 삶의 흐름에 밀려 정작 중요한 것들에선 주의가 분산되어 있다. 그래서 너희들을 돌보지 못하는 거야. 이 세상은 개변하기 힘들 정도로 물러 터졌어. 과거 시절엔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나무심기, 동물보호, 생태환경 가꾸기 등이 점점 어렵게 되었다. 평온한 순간..
*만담*술(術) 여러분 오늘 제가 이 자리를 빌어 "술"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요...아마 "술"이라 하면 남성분들은 대뜸 술술 넘어간다는 술을 연상하겠지요. 확실히 "술"에는 이런 "술", 저런 "술" 종종별별 형형색색이니깐요. 이를테면 흰술, 인삼술, 웅담술, 불개미술, 알로에술, 모태주, 분주, 곡주, 그리고 삼페인, 브란데, 위스키...등등이지요.어디 그뿐인가요? 자, 식전에 마신다고 "해정술"이요, 식후에 마신다고 "뜨물술"이요, 밸김에 마시면 "화술"이요, 싸움끝에 마시면 "화해술"이요, 왔다고 마시는 건 "환영술"이요, 간다고 마시는 건 "송별술"이구요.에~~또한, "취중진담", "술 먹으면 벙어리도 말을 한다", "술 먹고 사촌 기와집 지어준다", "술 먹은 개", "술에 잠기다"..
*만담*열(膽) 여러분, 오늘 제가 "열"에 대해 좀 말해보겠습니다. 열이란 대부분 동물에게 다 있는 간에 분비되는 쓸개질을 저장, 농축하는 주머니랍니다. 예를 들면 개열, 돼지열, 소열, 곰열...등등입지요. 이것을 의학술어로 확명했는데- 에, 병든 개열에 들어있는 황은 "구사"요, 돼지열은 "저담"이요, 소열에 병으로 생기는 뭉친 물건은 "우황"이요, 곰이 열은"웅담"이라 한답니다.또한 우리 민족의 속담에도 많이 사용되지요. 즉 정신을 바로 차리지 못하는 사람은 "쓸개 빠진 놈"이라 하고, 담이 커서 겁없는 사람은 "쓸개자루 크다"고 하며, 사람 작아도 대담한 건 "키는 작아도 담이 크다"고 하지요.어디 이뿐인가요? 물건을 무턱대고 사들이는 건 "구매열"이요, 돈을 망탕 써없애는 건 "소비열"이요, ..
모방하고 인용해서 써라 당신도 주위에 흔하게 늘려있는 잘 쓴 글을 베껴 써보라. 그것을 응용하여 다시 재창조하여 누구도 시비 걸지 못하는 내 것으로 만들어 보자. 신문을 읽다가, 거리에서 현수막을 보다가, 드라마를 보다가, 영화를 보다가, 소설을 읽다가, 여행을 하다가, 좋은 단어 좋은 표현이 나오면 일단 베껴 두자.배껴 모아둔 문장은 당신의 펜 서비스에 적극 활용하라. 당신의 어휘력이 모르는 사이 일취월장할 것이다. 지난날 나는 신문을 읽다가 라는 단어를 발견했다. 남천 송수남 화백의 꽃 그림전시회를 다녀온 한 신문기자가 이렇게 표현했다. 그날 이후 봄이 다 가도록 메일 쓸 때마다 나는 이 단어를 베껴 썼다. 나는 모방하는데 도사다. 모방에 아이디어를 더하고 나의 정체성을 더해 넣다 보면 내 것이 나온..